들어가며
20여 년 전, 나도 blog라는 것을 해 보려고 했다.
그 사이 많은 것들이 나오고 사라지고, 최근엔 유튜브가 대세가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여전히 영상보다 글이 더 좋다.
이제야 첫 글을 쓰고 있고, 간단하게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려 한다.
1막
20여 년 전, 피처폰이 엄청난 속도로 보급될 때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여러 업체들이 있었고, 매년 새로운 폰들이 나오고, 사람들은 매년 그것들을 사고 사용했다.
우린 밤낮 가리지 않고 365일 일을 했고, 나는 다른 것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모두들 언제가는 이런 가파른 성장은 멈출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으나, 그 시점은 아무도 알 수가 없었다.
피처폰의 성장이 조금씩 떨어지고 있었고, 때마침 잡스 형님께서 아이폰을 소개했다.
이를 계기로, 많은 피처폰 업체들은 사라졌고 피처폰의 시대는 강제로 더 빨리 저물게 됐다.
2막
잡스 형님 덕분에 스마트 폰의 시대가 열렸고 스마트 폰 역시 엄청난 속도로 보급이 됐다.
많은 회사들은 우왕좌왕했고 망하는 회사도 많았다.
하지만 난세에 영웅이 나듯, 새로운 비즈니스를 하는 여러 업체들이 생겨나고 짧은 시간에 엄청나게 몸집을 키웠다.
혼란의 시기였고 많은 변화가 있었으나,
우린 어찌됐든 이전과 똑같이, 어마어마한 노동 시간을 자랑하며 일을 했고
나는 여전히 다른 것에 신경을 쓰지 못했다.
3막
40대에 들어섰다. 기존 대통령은 탄핵이 되고 새로운 대통령이 당선됐다.
노동에 대한 많은 것들이 바뀌었고, 예전처럼 밤을 지새우며 일을 하지 않아도 됐다.
그리고 네카쿠라배당토가 휩쓸고 지나가고 코로나19도 지나갔다.
그 사이 돈을 많이 풀리고 돈이 복사된다는 우스개 얘기도 나왔다.
이 시기를 지나면서 은퇴에 대한 생각이 갑자기 나기 시작했다.
제일 처음 머리에 떠오른 것은, "나중에 뭐 먹고살지?"였다.
지금까지 월급 받으며 구체적인 생각이 없었는데 이런저런 생각들이 많아졌다.
그리고 건강. 주위에 많은 사람들이 어딘가 아프기 시작했고 나도 예외가 아님을 알 게 됐다.
점점 생각이 확장이 되어서 결국 삶에 관련된 모든 것에 대해 관심을 다시 가지게 되었다.
마치며
10년 뒤에 은퇴를 하려고 한다.
어떤 것들이 나를 이렇게 이끌고 있는지는 명확하지는 않다.
하지만 덕분에 인생을 다시 돌아보게 되고 방향을 바꿀 수 있을 것 같다.
준비해야 할 것들을 명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바꾼 방향으로 가다 보면 준비해야 할 것들이 하나씩 보일 것이고,
이것들을 기록에 남길수 있도록 정리하여 공유하려고 한다.
더불어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분들에게 참고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여러 가지로 어려운 세상이다.
하지만 우리 모두 조금씩 곁을 내어주면 좋겠다.
모든 이에게 평화가 깃들길 빌어본다.